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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시골 가서 농사나 지을까?”
‘귀농 10계명’ 지키고 사전훈련과 전략 철저해야 ‘정착 성공’
기사입력: 2011/03/25 [14:57]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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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의 삶에 행복해 하는 사람은 드물다.
날마다 심한 경쟁에 시달려야 하고, 상사의 눈치를 보아야 하고, 적은 월급으로 생계를 도모하고 노후를 준비해야 하니, 바싹 조인 허리띠를 더 졸라야 하는 게 대부분의 도시인이다.

게다가 집값, 전셋값은 천정부지로 뛰지 휘발유값에다 야채값, 돼지고기값도 마구 오르지, 한두 푼이나마 월급은 오르는 것이 아니라 물가 인플레에 치여 매달 감봉을 당하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아이들이 자라서 유치원에 들어가면, 그때부터 사교육비가 호랑이입을 벌리고 덤빈다. 얼마나 이게 부담이 되면 아이 낳기를 꺼리는가.

‘전업형’ 귀농자는 더욱 치밀하게 전략을 짜야

도시의 삶에 지치고 기운 빠진 사람일수록 흔히 하는 말이 있다.

“시골 가서 농사나 지을까.”
 
도시인이 그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는 나무랄 수 없으나 덜컥 생각대로 저질러 갑자기 시골로 귀농 귀촌을 감행한다면 이는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농촌 역시 사람 사는 세상이다.
양태는 다르지만, 도시 못지않게 골머리를 앓아야 하는 일이 많다. 뿐더러 아무런 농사경험도 없이 논밭을 가꾼다는 것은 아무런 의학지식도 없는 사람이 의사 가운을 입고 수술하는 것만큼이나 위험하고 불안하다. 목가적인 동경이나 막연한 향수로 입촌했다가는 백전백퇴다.

정말로 귀농을 간절히 원하는가. 몇 번 스스로에게 물어도 그렇다면, 그때부터는 냉정해야 한다. 우선 자신이 원하는 귀농의 유형이 어떤 것인가를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

농촌으로 내려가 전문농업인이 되어 농사로 인생 승부를 거는 ‘전업형’인가? 아니면 자신의 전문분야를 바탕으로 생태체험장이나 도자기 굽기, 전통염색 등 농촌에서 꿈을 실현해보고 싶은 ‘자아실현형’인가?

작가이거나 작가가 되려고 준비하는 문학지망생이 적은 돈으로 자기 글방을 마련하고 생활비를 적게 들이며 창작에 몰두하기 위해 귀농하는 것도 이 유형에 속하다고 할 것이다.

또 생계수단은 도시에 있지만 낮은 집값, 전원생활을 누리고 싶은 마음으로 농촌에 거주하면서 도시로 출퇴근하는 ‘전원거주형’인가? 반대로 도시에 거주하면서 농촌에 땅과 전원주택을 보유하고 별장이나 주말농장으로 이용하는 ‘주말전원형’인가?

그것도 아니면, 나이 들어서 직장을 그만 둔 다음 노년에 흙과 자연을 벗 삼아 살려고 이주하는 ‘노후형’인가?

이 구분이 명확하지 않으면,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나중의 결과는 보나마나다. 특히, 귀농하여 농업으로 생계를 꾸릴 ‘전업형’이라면 단단한 사전체험과 치밀한 영농계획이 필수불가결하다.

도시에서 자그마한 한식당 하나를 시작하더라도 사전에 한식요리에 대한 지식과 체험이 필요하고, 가진 돈에 맞는 적절한 식당 자리를 물색해서 어떻게 꾸며야 장사가 잘 될 것인가를 머리 싸매고 고민해야 하는 것과 똑 같다.

귀농자가 농촌에서 실패하지 않으려면

귀농자 가운데 농촌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다시 도시로 되돌아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왜냐면, 몸만 고달프지 수입이 받쳐주지 않는데다가 토박이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해서 불화를 일으키거나 외롭고, 농촌의 교육문화 환경에 대한 실망이 커져서 도망치듯이 농촌 탈출을 하게 된다.

도시가 싫어 농촌으로 갔다가 농촌에 실망하여 다시 도시로 나오는 사이 경제적으로도 모갯돈이 날아간다. 도시에서 실패하고 다시 농촌에서 실패하면 '인생낙오'에 빠지기 쉽다.

귀농자가 실패하면 넉넉하지 않은 살림 형편이 더욱 쪼들리게 되며, 시간적으로도 많게 허비를 한다. 그래서, 사전에 자신의 귀농 결심이 절대로 흔들리지 않을 만큼 투철한 것인지 냉정하게 물어야 하고, 그 다음에는 귀농에 대한 전략을 치밀하게 짜야 한다.

도시에서나 농촌에서나 생은 어차피 전쟁이다. 전략 없이 총칼만 마구 휘두르면 그것은 ‘성난 멧돼지’나 다름없다. 멧돼지가 어떻게 전술전략으로 무장한 사냥꾼을 당하겠는가.

‘전업형’으로 귀농하여 성공한 이들이 말하는 ‘귀농 10계명’이 있다. 꼭 ‘전업형’이 아니더라도 만일 당신이 귀농, 귀촌을 생각하고 있다면 새겨들어볼 만하다.

[귀농 10계명]

1. 충분한 귀농교육을 받으면서 정보를 수집하라.
2. 지금 당장 주말농장부터 시작하라.
3. 귀농지 선택은 연고지와 인맥을 활용하라.
4. 단기간에 큰 부자가 되려는 환상을 버려라.
5. 처음부터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6. 농업도 직업이다. 전문가가 되어라.
7. 지역 관공서나 기관 및 조직을 활용하라.
8. 시골 동네 행사에 적극 참여하라.

9. 인사를 잘 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라.
10. 도시의 편리함은 하루 빨리 잊어라.


귀농을 결심한 도시 직장인을 위해 여러 모로 도움을 주는 단체가 있다. 그 가운데 가장 공적 신뢰감을 주는 곳은 농림수산부로부터 귀농교육기관으로 지정받아 예비 귀농인을 대상으로 교육과 상담을 해주는 ‘농협중앙회 귀농·귀촌종합센터’(www.returnfarm.com, 전화 02-1577-9597, 02-2080-5638)이다. 귀농 희망자는 꼭 찾아 상담을 하면서 차근차근 준비해서 실패할 확률을 줄이는 게 먼저이다.

필자는 오랜 모색 끝에 '자아실현형'과 '노후형'으로, 제주도의 맨 아래쪽으로 내려가 팬션 운영 및 제주 특산물 유통 전문회사 (주)'남쪽나라'를 경영하면서 노년을 지내려고 결행했다. 나중에 귀농 정착에 나도 실패할지 모른다.

그러나 실패를 하더라도, 내 실패는 생계나 가족에게 별로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그럴 경우의 대비를 해놓을 만큼 해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욕적으로 '전업형'으로 귀농했다가 실패하는 다른 사람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내 주위에 그런 치명적인 실패로 더욱 인생이 난감해지는 분이 없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박상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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