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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남부군에서 의형제까지...영화를 통해 민족화해로
이보경 문화방송 라디오뉴스부장 <남북영화 전성기> 출판, 남북영화 소개
기사입력: 2011/03/02 [13:24]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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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을 다룬 영화를 통해 남북화해와 평화통일을 전망할 수 있는 책이 나와 눈길을 끈다.
이보경(전 기자협회 부회장) MBC보도국 라디오뉴스부장이 낸 <남북영화 전성기>(창해출판, 2011년 2월)는 남북관계가 긴장의 연속이었던 지난 3년의 이명박 정권에서의 강경 대북정책에 대한 문제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은 남북의 낙오자들이 뭉쳐 끈끈하게 인생을 엮어가는 2010년 영화 <의형제>의 격동적이고 뭉클한 내용을 소개하면서 남북의 갈등이 계속 지속되는 것이 좋은 것인지 그릇된 것인지에 대해 독자 스스로의 평가를 유도하고 있다. 고비용 영화가 아닌 <의형제>가 관객 540만 명을 동원한 경이로운 기록 안에는, 평화로운 남북관계(대북 정책)를 바라는 관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저자는 스승이면서 프랑스 소르본 대학 석사논문 지도교수였던 미셀 마페졸리의 <이해사회학> 등 사회학 이론을 동원해 남북영화를 분석했다. 1973년 제작된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1985년 출시작 <잊을 수 없는 순간> 등은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말을 해 입이 찢어진 이승복 어린이의 시체를 그대로 보여준 영화였다는 것.

이들 영화는 70~80년대 남한의 어린학생들에게 학교에서 단체로 상영됐다. 저자는 바로 두려움을 통해 공산주의를 떠 올리게 하는 기제로 작동했고, 바로 한국인이 지니게 된 반공의 실상이자 레드콤프렉스의 요체라고 밝히고 있다. 전쟁과 피, 가족 상실, 고문과 살해, 돌연한 실종과 의문사 등을 연상케 한다는 것이다. 바로 영화가 이데올로기의 도구로 작동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저자는 반공주의 저편에서 시선을 던진 최초의 영화가 이태의 동명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정지영 감독의 출시작 <남부군>(1990년)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현상을 비롯한 공산주의 등장인물을 묘사함에 있어 비인간적 측면과 함께 인간적 면모도 비중 있게 다루고 있음을 각인시킨다. 비슷한 내용을 그린 1994년 임권택 감독의 <태백산맥>이 일부 극렬인사들의 협박 속에서 상영되기도 했다고. 저자는 남북교류협력법이 통과한 1987년 이후 남북영화 내용도 확실한 변화의 조짐이 보였다고 피력하고 있다.

1990년 첫 개봉한 <남부군>에서 1999년 2월 개봉한 <쉬리>가 나올 때까지는 거의 10년이 걸렸다. 저자는 당시 김대중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돼 남북 화해 공약을 뚜렷이 내 걸어, 영화계도 시대의 시그널이 작용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1998년 정주영 현대그룹회장의 소떼 방북과 연이은 대규모 대북 물자지원 등이 한창 일 때 <쉬리>가 개봉됐고, 2000년 6월 15일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이후인 9월 <남북공동구역 JSA>가 개봉됐다고 밝히고 있다. 바로 영화와 현실의 많은 것들이 민족적 상징계의 중요한 요소들을 내포하고 있음을 새삼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1999년 <쉬리>부터 2010년 <의형제>까지 영화 여섯 편을 분석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의형제>는 액션물로서 의당 소란스레 깨고 부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저자는 이 영화를 두고 요즘 사회적 소재가 군데군데 잘 배어 있다고 평가했다. 정리해고에 아파트, 베트남 신부에 탈북, 이혼 등 씁쓸한 현상들이 잔잔하게 숙성돼 인간애와 버무려져 깊은 맛을 내기 때문이다.

2005년 개봉된 <웰컴투 동막골>은 한국전쟁 당시 미국이 저지른 노근리 학살사건, 이라크 대량살상 무기로 전쟁을 시작했으나 실재 없던 일 등 미국(미군)의 형님성이 상당히 구겨져 있다고 평가했다.

2004년 <태극기 휘달리며>는 주인공 가족사에 스며든 보도연맹 학살사건, 후퇴하면서 부상병과 포로를 범죄적으로 처단하는 아군 등을 볼 때 이전 분단영화와 달리 북한군의 야비함, 비인간성보다 남한 쪽에도 전쟁 중에 잔혹한 일들이 벌어졌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동원했고, 지난 2003년 개봉 영화 <실미도>는 줄거리의 역사적 상황에 관해 논란이 있는 영화였다고 밝히면서, 당시 훈련병들은 소외자도 범죄자도 아니었고, 군 정예부대에서 차출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2000년 개봉된 <공동경비구역JSA>는 북한 사람이 남한 사람보다 우세할 수 있는 상황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즉 선한 남한 사람과 약학 북한 사람, 주도적인 남한 사람과 종속적인 북한 사람이라는 종래의 도식이, 이 영화를 통해 금이 갔기 때문이다.

1999년 상영한 <쉬리>는 당시 할리우드 대작 <타이타닉>을 따돌린 영화였다. 감상적인 팝송 <꿈을 꾸면, when I Dream> 주제곡이 남주인공과 여주인공이 처음 만난 제주도의 아름답고 비극적인 풍경을 애절하게 조화시켜나간다고 평가하고 있다.

책 말문을 통해 저자 이보경 MBC보도국 라디오뉴스부장은 “지금까지 우리는 2000년대를 전후해 남북관계 한국영화에 나타난 특이한 현상을 들여다봄으로써 우리사회의 발전과 성숙까지 전반적으로 음미해 보고자했다”면서 “작년(2010년) <의형제>가 수수하게 인기몰이를 하는 것을 보면서 남북영화에 대한 대중의 취향이 크게 바뀐 것은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서울 광화문 주변 식당에서 잠시 만난 그는 “1987년 헌법에 남북 화해와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평화통일의 개념을 처음 명시하는 내용이 담길 즈음, 영화에도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 한반도의 실제와 상상을 색다른 어법으로 말하기 시작했다”면서 “그전에는 반공의 옷만 입을 수 있었던 ‘분단영화’가 이제 ‘반공주의 저편’ 또는 ‘초반공’ ‘반반공’의 새로운 옷을 선보이게 되었다. 즉 ‘반공주의를 의문시하거나 넘어서는 것을 용공이나 친공이라 부를 수 없다’는 생각들이 설득력을 얻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남북영화는 북한 공산주의는 악이고 남한의 반공 자유주의는 선이라는 이분법에 의문을 제기한다”면서 “오랫동안 한국인의 정신에 각인되었던 적대와 증오의 이미지를 완화하고 보상하는 효과를 발휘했다”고 피력했다. 이어 “민족 화해적인 영화가 대중들에게 선보이면서 결과는 관객수 신기록 행진으로 나타났다”면서 “국내 영화계에 천만 단위의 관객을 처음 등장시킨 것”라고 말했다.

저자는 1987년 11월 MBC(문화방송)에 입사한 후 보도국 사회부, 통일외교부, 문화부 등의 기자로 일했다. 지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한국기자협회 부회장을 역임했고, 지난 2008년 프랑스 소르본대학에서 사회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MBC보도국 라디오뉴스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 간행물윤리위원회 우수저작물로 선정된 <파리는 사랑한다, 행복할 자유를!>이 있다. <남북영화 전성기>는 2010년 방송문화진흥회의 저술 지원을 받았다. 
 
  
<김철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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