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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권력과 한 치 타협 없이 싸우겠다”
‘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 중인 김형근 전직 교사 또 압수수색 당해
기사입력: 2011/01/28 [16:20]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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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 판결을 받은 김형근 전 관촌중학교 교사가 또 다시 압수수색을 당했다.

2년 전부터 서울에서 막노동을 하다가 최근 장사를 시작한 김형근 씨는 숙소인 작은 아버지 집을 국정원이 27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을 해 수첩과 서적, 시디 등 40여 점을 압수해 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형근 씨는 인터넷 카페 ‘통일파랑새’에 올린 글을 통해 “이명박 정권 들어서서 학교 교사를 못하게 교도소에 집어 놓고 3년 넘게 재판을 질질 끌더니만, 이제 대법원에서 무죄가 계류 중인데, 또 얽어매려 하는 심보는 무슨 악귀로부터 나왔냐”며 “잘못된 권력과 한 치 타협 없이 한 몸 다 바쳐 싸우다 죽겠다. 깨어있는 대중의 지혜 힘으로 기어이 국보법 숨통을 끊어버리고 말겠다”고 밝혔다.

김형근 씨는 “31일 국정원으로 오라고 소환장 있는데, 자진 출석하지 않겠다”며 “아무런 죄가 없으므로 강제로 끌고 가면 철저히 묵비권을 행사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형근 씨는 2005년 전북 임실 관촌중학교 재직 당시 학생들을 데리고 ‘남녘 통일 애국열사 추모제’에 참석하는 등 현장 통일교육을 실시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다음은 김형근 씨의 글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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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합니다
 
또다시 참담함에 소식을 전합니다.

오전 9시경 국정원 인간들이 15명 몰려와 제 숙소를 이잡듯이 뒤졌습니다. 숙소를 작은아버지 댁에서 정하고 있었는데, 왜 그러느냐는 작은아버지에게, 국정원 직원 하나가 왜 그러는지 나에게 물어보면 잘 알 것이라며 윽박질렀습니다. 그런데 저도 왜 그러는 줄 모르고 있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압수수색 영장엔 통일 파랑새 카페에 게시한 글이 국보법 위반이라 적혀 있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국보법 위반이 될 만한 일을 하지 않았고,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말만 올렸습니다.

예를 들어 가장 최근에는 <남북대화에 응해주신 남측정부에 감사하다. 대화제의를 계속해 주신 북측에도 감사하다> 이렇게 한줄 란에 적은 것 밖에 없습니다. 저는 국보법에 위반이 되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고 살았으며, 죄가 있다면, 먹고살려고 노력한 죄밖에 없습니다.

11시30분경 제 일상 수첩이며, 은행 송금 전표, 심지어 저와 관련도 없는 출판물이나 CD, 메모지까지 40여점을 국보법 위반이라며 압수해 갔습니다. 저들이 몽땅 쓸어 갔으니, 어떤 그림 그리겠지요. 전 재판에 시달릴 것이고.

2년 전부터 서울에 와서 막노동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노동자의 임금으로는 대학생 아들의 학비를 댈 수가 없었습니다. 해서 안 쓰고 안 먹고 알탕갈탕 모은 돈으로 장사하기 위해 서울에 장사할 수 있는 조그마한 사무실을 종로에 차리고 장사에 아글타글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이성을 잃고 광기어린 국보법 탄압이 또 제게 들이닥치네요. 허탈하고 착착한 마음에 어데가서 목을 놓아 울고만 싶었습니다. 내가 무슨 죄를 졌냐고, 어째서 조그만 장사도 못하게 나를 밀어내느냐고.

오후에 마음을 추스르고 사무실 가니 사무실도 온통 뒤집어져 있었습니다.
사무실 컴퓨터는 떼어가 버렸고, 신을 신고 들어 온 발자국이 난무했습니다. 모든 짐이 뒤집혀진 상태로 쑤셔 넣어 있었는데, 털석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그동안 버텨온 이성이 무너져 버렸습니다. 당장 설이 눈 앞이라 결제할 것들이 많은데, 수첩이며 컴퓨터를 다 가져갔으니 어찌할까? 망연자실 했습니다.

79년 스물한 살에 긴급조치로 압수 수색을 당하고 지명수배되어 쫒겨 다닌 것에서부터 오늘 압수수색 현장까지, 끊임없이 반복하여 고통을 주며, 한 인간을 이렇게 비참하게 만드는 국가권력은 대체 무엇이란 말입니까? 먹고는 살도록 해야 할 거 아닙니까? 이명박 정권 들어서서 학교 교사를 못하게 교도소에 집어 놓고 3년 넘게 재판을 질질 끌더니만, 이제 대법원에서 무죄가 계류 중인데, 또 얽어매려 하는 심보는 무슨 악귀로부터 나왔습니까?

어찌 이런 피해가 저 하나 뿐이겠습니까?
분단과 독재로 우리 민중들은 그야말로 도탄에 빠져 살길이 막혔고, 양심적인 자들은 공안광풍에 몰아 못된 법에 걸려, 교도소에 있습니다. 이대로 앉아서 당하지 않겠습니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에요. 더 이상 우리는 짐승이 아니고, 고귀한 자주성을 가진 존엄한 인간입니다. 저로부터 잘못된 권력과 한 치 타협 없이 한 몸 다 바쳐 싸우다 죽겠습니다. 깨어있는 대중의 지혜 힘으로 기어이 국보법 숨통을 끊어버리고 말겠습니다.

우선 31일 국정원으로 오라고 소환장 있는데, 자진 출석하지 않겠습니다.
전 아무런 죄가 없으므로 강제로 끌고가면 철저히 묵비권을 행사하겠습니다. 언제든 저들이 구인해가면, 죄를 날조하여 구속시킬 것입니다. 저를 알고계신 분들께서는 통신을 널리 알리시고 이 싸움에 후원 바랍니다.

2011. 1. 27. 오후 효량 김형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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