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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미군 무지막지한 폭행에 말리기도 겁나”
장애 한국인 폭행 현장 목격자 ‘울분’...“미군, 술 먹으면 폭행 등 별짓 다해”
기사입력: 2010/09/15 [11:37]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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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무지막지하게 때려서 주위에서 말리는 것도 겁날 정도였어."
"심하게 맞은 데다 쓰러져 있는 그 사람 주위로 피가 엄청나게 흘러서 죽은 줄 알았다니까."

미군장병에게 김모 씨(39)가 폭행당했던 '미아리 텍사스' 주위에는 엊그제 있었던 미군들의 폭행사건 소식이 파다하게 퍼져 있었다.

김 씨가 미군장병 L상병과 D이병에게 폭행을 당한 건 지난 12일 새벽 1시 30분경. 속칭 '미아리 텍사스'라고 불리는 하월곡동에 위치한 집창촌 주위다. '월곡 뉴타운'으로 지정돼 재개발이 상당히 이루어진 이 지역은 유흥업소와 아파트들이 맞닿아 있어 자세히 보지 않으면 업소들이 있는지도 잘 모를 정도다.

김 씨는 일과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L상병과 D이병 등 2명의 미군 장병들과 마주쳤다. 김 씨는 술이 만취한 상태였던 미군들을 지나치던 중 이들과 어깨를 부딪쳤는데, 갑자기 미군들이 욕을 하더니 폭행을 시작했다고 한다.

미군 2명이 김 씨를 일방적으로 폭행하자 김 씨는 이내 정신을 잃었다. 김 씨가 정신을 잃었음에도 폭행이 계속되자, 주변에 있던 주민들과 업소 관계자들은 말리다 못해 옆쪽 샛길로 김 씨를 대피시켰다.

그러나 미군들은 다시 쫓아와 처음 폭행을 가했던 장소에서 10여m 떨어진 곳에서 또 다시 김 씨를 구타했다. 미군들은 실신해 쓰러져 있는 김 씨의 얼굴을 발로 짓밟는 등 전신을 무차별적으로 가격했다. 이번에는 주위에 있던 나무 몽둥이까지 폭행에 동원하기도 했다.

쓰러져 있는 김 씨 얼굴 주위로 피가 흘러넘치자 이들은 그제야 폭행을 멈췄다. 다수의 목격자들에 따르면, 미군들은 폭행 후에도 아무 일 아니었다는 듯 유유히 걸어갔다고 한다.

미군들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들과 인근 업소의 관리자들에 의해 몇 분 뒤 검거됐다. 이 과정에서도 미군들은 체포에 불응하면서 경찰과 시민들에게 폭력을 휘둘렀다고 한다.

"문제가 커지면 그 미군들이 보복하러 올까봐 두렵습니다"

미군에게 폭행을 당해서 현재 병원에 입원해 있는 김모 씨는 폭행으로 인해 충격을 심하게 받은 모습이다. 김 씨는 머리를 비롯해 목과 허리 등 전신이 아프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미군 측에서 병원으로 온다고 하는데, 저를 폭행한 미군들하고 같이 온다면 안왔으면 좋겠어요. 사과하러 오는 것인지 조사하러 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 때 생각하면 아직도 무섭고 공포스러운데 그 사람들 얼굴을 보면 더 그럴 것 같습니다."

몇년 전 교통사고로 인해 한쪽 다리가 불편한 김 씨는 현재 보습학원의 귀가차량 운전을 하고 있다. 학원 차량 운행을 중단할 수 없어 김 씨는 다른 사람에게 하루 20만원 가량을 지급하면서 임시로 일을 맡겼다고 한다.

"한국 사람들끼리 생긴 일과 다르게 미군들하고 이런 일이 벌어지면 보상 받는 게 쉽지 않다고 들었는데 그래서 걱정입니다. 생활이 여유가 있는 게 아니고 겨우 벌어 먹고 사는 입장이라 아프다고 언제까지 이렇게 입원해있기도 힘들구요."

김 씨는 경제적 피해뿐만 아니라 아직 폭행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김 씨는 취재에 응하는 데도 상당히 조심스러웠다.

"솔직히 문제가 커지면 나중에 그 미군들이 보복하러 오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은 너무 두렵고 공포스럽다는 생각뿐이에요."

"미군 야간통행금지 해제 후, 유흥업소 출입 늘어"

"이 지역에 미군들은 거의 안오는데 1,2달 사이에 조금씩 보이더라."

한동안 거의 볼 수 없던 미군들의 출입이 한두 달 새 늘었다는 것이 인근 업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폭행을 가한 두 명의 미군은 성남에 위치한 미8군 595병기중대 소속이다. 주한미군은 지난 7월 2일 2001년부터 취해오던 야간통행금지 조치를 전면해제했다.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등 미군관련 단체들은 이 조치에 대해 미국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된 조치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주한미군의 근무기한이 현행 1년 단위 근무에서 가족을 동반한 3년 근무로 바뀌어야 한다. 미군은 '위험지역'에서는 근무기간이 1년이며 가족동반이 금지되고 있다. '야간통행금지'가 해제되어야 한국을 '위험지역'에서 해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샤프 주한미군 사령관은 이 결정에 대해 "한국은 주한미군 장병 가족들이 생활하기에 안전한 곳이고 주한미군 근무 정상화를 추진해나가는 과정에서 통금을 해제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본다"며 밝힌 바 있다.

이번 미군 폭행사건이 일어난 장소의 주변 업주들은 폭행사건을 벌인 미군들이 다른 곳에서 술을 먹고 온 것 같다며 분개했다.

"우리들은 걔네한테는 술 안팔어. 걔들은 술 먹으면 사람 때리는 건 예사고 별의별 짓을 다해. 여기 있으면 이나라 저나라에서 온 별의별 사람을 다 보게 되는데 세상에서 제일 나쁜 놈들이 걔네들이야."

한편 이들 미군 2명을 체포한 종암경찰서는 다음날 미군에 신병을 인도했다.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에 의해 미군이 신병 인도를 요청하면 응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부대에 복귀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이들이 어떤 조치를 받았는지는 현재 알려지지 않고 있다. 미8군 공보실 관계자는 현재 미군들의 상태와 자체 조사결과 등에 대해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다"며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

종암경찰서는 14일 이들에 대해 출두요구서를 발송해 17일 출두하라고 요청한 상태다.
 
 
<민중의소리=정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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