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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아론'에 제기되는 몇가지 문제
[강대석의 철학산책14] 플라톤의 이상(2)
기사입력: 2010/04/07 [09:42]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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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이데아’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이데아’(Idea)라는 말속에서 플라톤은 ①보편적 개념 ②생성과 소멸을 모르는 영원히 변화하지 않는 정신적인 어떤 것 ③그 자체로 존재하는 실체 ④만물의 원인이고 원형 ⑦모든 것이 추구하는 목표 ⑧선의 이데아를 정점으로 하는 계층적인 질서 등을 이해한다.

문제는 절대로 변치 않는 자기동일자인 이데아의 세계와 생성소멸하는 현상계가 어떻게 연관을 맺느냐이다. 플라톤은 모방(模倣, mimesis), 분유(分有, methexis), 임재(臨在, parousia)에 의하여 이데아계와 현상계의 관계를 설명한다. 이데아는 원형이고 사물은 그 불완전한 모방이다. 사물은 다양하나 일정한 종류의 사물에 해당하는 이데아는 하나이다. 다시 말하면 이데아는 같은 유(類) 아래 속하는 개별물에 공통되는 일자이다. 하나의 동일한 이데아를 모방하는 사물은 다수이다. 그러므로 개별물은 이데아의 보편적 본질을 분유한다. 이데아의 보편적 본질을 개별물이 분유하면 개별물은 이데아의 형상을 띠고 분유가 끝나면 그 형상을 잃고 만다. 이데아의 입장에서 보면 그것은 이데아가 개별물 속에 임시로 머문다는 말이 된다. 이데아는 개별물 속에 임재한다. 그러나 이데아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 자기동일자이다. 이러한 존재가 어떻게 개별물 속에 들어오는가? 스스로는 움직이지 않으면서 개별물로 하여금 이데아를 흠모하여 움직이게 하기 때문이라고 플라톤은 대답한다. 물론 충분한 대답이 되지 못한다.

우선 플라톤의 이데아론 자체에 대하여 몇 가지의 비판을 시도해 보자.

(1) 플라톤에 의하면 이데아는 일정한 사물에 공통되는 보편적인 일자이다. 사물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플라톤은 사물의 종류마다 하나의 이데아를 설정하는 것 같다. 예컨대 모든 사람을 포괄하는 ‘인간’이라는 종류에 해당하는 하나의 이데아가 있고 각각의 동물에 해당하는 하나의 이데아가 있다. 그러나 유나 종의 구분은 생물학상으로도 그렇게 엄격하지 않다. 하등생물에서는 종과 종의 구분이 매우 미세하며 또한 중간 종이 나타날 수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같은 유 가운데서도 많은 구분이 나타난다. 예컨대 인간 가운데는 백인종, 황인종, 흑인종 등의 구분이 있으며, 또 황인종 가운데는 중국인, 일본인, 한국인 등의 구분이 있다. 한국인만 하더라도 지역에 따라서 차이가 나며 엄밀히 관찰한다면 모든 인간은 제각기 독창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어서 이로 인해 서로 구분된다고 말할 수 있다. 플라톤의 주장에 의하면 인간이라는 하나의 이데아가 있는데 이러한 동일한 이데아를 모방한 인간이 도대체 어떻게 그러한 차이를 나타낼 수 있는가? 물론 완전한 ‘인간’이라는 이데아를 모방하는 개별적인 인간은 그 모방하는 정도의 차이에 따라서 구분된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인종이 더 완전한 모방이고 어떤 인종이 더 불완전한 모방이라고 말할 수 있는 척도는 없다. 아니면 인간의 이데아가 있고 또다시 황인종이라는 이데아가 있으며 한국인, 남도인, 북도인, 김 아무개 등의 이데아가 존재하는가? 그렇게 되는 경우 플라톤의 이데아는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 이데아는 개별자를 연결하는 보편자로서만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보편자에서 나오는 개별자의 차이를 설명할 수 없고 개별자마다 이데아가 있다면 이데아의 보편성과 모순된다.

(2) 플라톤에 의하면 이데아계가 실제로 존재하며 이 이데아계에서 이데아들이 서열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것이 선의 이데아로서 그것은 이데아의 이데아이다. 그 자체로 완전한 이데아가 어떻게 서열이 있을 수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서열이 있다는 것은 결국 이데아가 불완전하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가?

(3) 모든 사물이나 사건에 공통되는 하나의 이데아가 있다면 악이나 악인의 이데아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악의 이데아라는 것은 그 자체로 모순이다. 왜냐하면 이데아는 완전하고 동시에 선한 것이기 때문이다. 플라톤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악을 선의 부재로 해석하려 한다. 그러나 그것은 플라톤의 모순을 은폐하기 위한 하나의 눈가림에 지나지 않는다. 모든 다른 이데아가 적극적으로 그에 해당하는 어떤 사물이 존재하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으로 규정되는 데 반하여 왜 악은 선의 부재라는 말을 내세워 소극적으로 규정되어야 하는가? 그렇다면 추는 미의 이데아가 부재하는 것으로, 백은 흑의 이데아가 부재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될 것이다.

(4) 이데아가 불변이라면 고대의 존재했던 공룡의 이데아나 지금은 사라져버린 말라리아 균의 이데아는 어디로 갔을까? 아직도 어떤 허공에 존재하고 있으면서 다만 현상계의 모방을 차단하는 것일까?
 
 
<강대석 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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