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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논점' 없고 '원론'만 풍성
오바마는 '북미양자대화' 추진, 이명박은 '자동차문제 열린 자세로'
기사입력: 2009/11/20 [06:29]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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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청와대

19일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만나 웃으면서 “현재 양국이 최상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정상회담은 ‘논점’은 없고 ‘원론’만 풍성한 채 끝났다.
 
북핵 문제에 있어 ‘긴밀한 공조’를 강조했지만 내용에 있어선 ‘6자회담 재개’와 ‘포괄적 접근방식’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정도였다. 오히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12월 8일 북에 보내겠다고 구체적으로 밝히면서 ‘북미 양자대화 추진’만 탄력을 받았다.
 
이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재파병을 일찌감치 결정한 데 이어, 이날 한미FTA와 관련해 ‘자동차 분야 재협상’을 시사하는 발언까지 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6월 정상회담에서 한 발짝도 더 나가지 않았다.
 
오바마, “12월 8일 보즈워스 대표 북에 보낼 것”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이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1시간여에 걸쳐 한미정상회담을 진행한 후 이어진 공동기자회견에서 “12월 8일 보즈워스 특별대표를 북한에 보내서 북과 양자대화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관련, “평화적으로 해결할 문은 열려있다”면서 “북에 대한 제재조치가 완화되고 북이 국제사회에 동참할 수 있는 길은 있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북이 진지하게 핵문제와 관련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은 “북이 도발적인 행동을 한 뒤 대화에 복귀하고, 대화를 하다가 대화에서 벗어나 양보를 바라면서 핵심문제에 있어서는 진전이 없었던 과거의 패턴을 끝내야 한다”면서 ‘포괄적 접근방식’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도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제안한 그랜드 바겐, 일괄타결 방식이 필요하다는 데 전적으로 공감하고 이행 방안을 긴밀히 협의키로 했다”면서 “북이 조속히 6자회담에 복귀해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 나가도록 여타 6자회담 참가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루 전 김태효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대외전략비서관은 “북한에 엄중한 메시지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날 양 정상의 북핵 문제 언급은 기존의 발언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오바마 대통령이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 일정을 확정적으로 언급함으로써 북미 양자대화 추진이 탄력을 받고 이에 관심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한미FTA '진전된 언급'은 오히려 MB가?
 
정부는 애초 이번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한미FTA에 대해 '진전된 언급'을 하길 기대한다는 뜻을 아낌없이 드러내왔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FTA의 진전을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수준의 발언만 내놓았다.
 
오히려 ‘진전된 언급’은 이 대통령에게서 나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동차가 문제가 된다면 다시 이야기할 자세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에서 한미FTA와 관련해 “해결해야 할 일부 세부사항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언급했던 것처럼, 미국은 자동차 관련 조항에 대한 일부 수정을 바라왔다. 오바마 대통령 스스로도 당선 전부터 “한국은 수십만대의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하는데 미국이 한국에 파는 자동차는 4천~5천대도 안 된다”며 재협상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따라서 이 대통령의 발언은 자동차 관련 재협상도 열린 자세로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비춰질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문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부입장은 재협상은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오늘 있었던 한미 정상회담 내용은 대체적으로 지난 6월16일에 있었던 정상회담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면서 “특히 자동차 재협상을 언급한 한미FTA는 후퇴한 느낌마저 든다”고 지적했다.
 
노 대변인은 또 “원론적인 내용을 재확인하는 수준에서 맴돌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는 평가를 덧붙였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은 오바마 미 대통령이 우리나라 땅에 발을 디디기도 전에 ‘아프간 재파병’ 선물보따리를 준비하는가 하면, 한미FTA가 이미 우리나라에 매우 불리하게 체결된 협정임에도 추가로 미국에 더 내 주겠다고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 대변인은 “오바마 미 대통령이 12월 8일 보즈워스 특별대표 방북을 전격 발표함으로써 대북 외교에 국내언론을 적극 이용하는 나름대로의 실리”를 챙긴 반면, 한국 정부는 “무능하기 짝이 없는 사대 외교”만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민중의소리=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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