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아이디/비번 찾기
편집  2017.11.22 [18:10] 시작페이지로
사람·여론
개인정보취급방침
사람일보소개
광고/제휴 안내
기사제보
HOME > 사람·여론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사람·여론
들판의 꽃들은 어디로 갔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지 위의 작은 비석은 시대의 이정표로 남았다
기사입력: 2009/07/12 [19:39] 최종편집: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유별나게 묘지라는 낱말이 많이 쓰였다.
아프간 전쟁은 ‘좋은 전쟁’이라며 아프가니스탄으로의 전선 이동을 부추기던 오피니언 리더들의 논조는 슬그머니 뒤바뀌어 버렸다. 후보시절의 오바마 역시 ‘좋은 전쟁’ 그룹에 속해 있었지만 그는 아직 변신 대열에 합류하지는 않았다.

폭격이나 기습공격으로 인한 민간인 살상 행위에 대해 미국의 실수였다고 변명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미국은 지금도 확전을 독려하고 있는 중이다. 비록 그들이 난색을 표명하기는 했지만 오바마는 나토에 파병을 요청했고 한국군의 파병 가능성 또한 증폭되고 있으니 말이다.

묘지는 이 뒤바뀜의 길목에서 등장한다.
어느새 제국의 무덤(Graveyard of Empire)은 아프간 전쟁의 다른 이름이 되었다. 그렇다고 제국의 무덤이 아프간 전쟁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경제위기에서도 제국은 무덤을 만나야 했고 제국의 이데올로기이며 상징적 도구였던 시장만능주의와 세계화의 폐기 처분 앞에서도, 묘지의 그림자는 짙게 드리워져 있다.

그뿐만 아니다. 부시정부의 부통령이었던 딕 체니가 합법성과 정당성을 우기고 있는 ‘잔학한 고문’의 실상 앞에서도 미국은 ‘제국의 무덤’과 다시 한 번 마주하게 된다.

그러니까 미국이 제국의 무덤과 마주하게 만든 주범은 전쟁, 경제 위기, 반인륜 범죄인 셈이다. 그러나 이것들은 개별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속살을 들여다보면 깊숙이 얽혀 있으면서 공모적 카르텔(conspiracy cartel)을 맺고 있다.

지금도 경제위기의 해법으로 전쟁이 유효하다는 주장이 튀어 나오고 있고 실제로  1929년의 대공황 이후 경제는 제2차 세계 대전으로 출구를 찾기도 했지만 이는 전쟁 친화 세력(war friendly group)의 자기 방어 논리가 아닐까. 우리는 다른 길을 가본 적이 없지 않은가. 가본 적이 없는 그 길 조차도 나쁜 길로 몰아 부치는 일이 놀랍기만 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길은 이 길’뿐이라는 외길 논리에 학습되고 순치된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제국은 경제위기의 탈출구를 찾았겠지만 제3세계의 피해는 처참하다. 전쟁은 태생적으로 반인륜 범죄를 품고 있지 않은가. 최근의 경제위기 처방에 대해 -부자들의 사기 잔치에 가난한자들이 왜 그 비용을 떠맡아야하는가-는 그래서 유효하다. 이명박의 부자 감세 서민 증세의 변종 서민정책은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 야만을 깔고 앉아 선진을 노래하지 말아야 한다.

유사 이래 전쟁, 경제 위기, 반인륜 범죄는 되풀이 된다. 조금 주춤거리거나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뿐 주기적으로 혹은 불청객이 되어 찾아온다. 물론 불청객이 되어 찾아오는 경우는 제3세계의 경우이고 제국은 ‘원대한 세계경영 구상’이라는 그럴싸한 이름으로 포장하여 기획하고 입안하여 공급자가 된다. 최근에는 ‘자유민주주의 확산과 시장 만능주의’라는 세트 메뉴로 뒤바뀌긴 했지만 말이다. 작전 세력의 변신이 현란하다.

# 꽃들은 어디로 갔나?

원칙과 가치를 품고 사는 모습이 오롯이 남아 아름답다.
그는 아직도 현장에 있다. 반전 집회에서, 환경 지킴이, 1인 시위로, 그의 열정과 집념은 지칠 줄을 모른다. 지난 5월 3일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는 한 반전평화 운동가이자 저항가수를  위한 헌정 음악회가 열렸다. 피트 시거(Pete Seeger). 미국 저항 음악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5월3일은 그의 90세 생일이었다.

반전과 평화, 인생의 페이소스가 담뿍 담긴 그의 대표작 ‘꽃들은 어디로 갔나.’(Where have all the flowers gone)는 어느새 미국인들의 민중가요가 되었다. 우리들의 ‘아침이슬’일 터이다.

미국을 휩쓴 매카시 광풍은 한국전에도 참전했던 그를 비켜가지 않았다. 미국 하원의 비미활동 조사위원회(House Committee on Un-American Activities)의 증언을 거부하여 미국 의회로부터 의회 모독죄로 고발되기도 했던 소송이 기각된 게 1962년이다.

한국전에도 참전했던 그는 국군이나 인민군이 모두 아리랑을 부르는 것을 듣고 아리랑을 채보하여 반전평화의 노래로 소개하기도 했다. 그 전쟁이 휴전이 된 지도 반세기를 훌쩍 넘어섰다. 종전이 아니다. 휴전이 56년째로 접어든다. 세계 전쟁사에 유례없는 일이다. 지금 전쟁의 기원을 따지는 일은 오히려 부질없는 일이다. 적의에 찬 폭탄 돌리기는 계속되고 있지 않은가.

무대 위와 아래가 따로 없다. 함께 어우러져 부르는 노래와 환호성, 기립 박수 속에 봄날은 가고 있었다. 과연 저 들판의 ‘꽃들은 어디로 갔을까’

# 그리고 스무날 뒤에

노무현, 이제 아무도 지울 수 없는 이름이 된 그가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렸다. 5월 23일의 일이다. 부엉이 바위 밑에는 그가 없었다. 으깨어지고 깨어졌어야 할 그가 없었다. 그저 꽃잎 하나 살포시 내려앉았나 보다. 사람들의 가슴으로 스며들었나 보다. 그가 웃고 있는데 사람들은 철철 울고 있었다. 그날 새벽에 그는 길가의 잡초를 뽑지 않던가. 처연하다. 그러나 어찌 그리 천연덕스러운가. 거기 어디에 독한 결기가 있던가.

‘삶과 죽음이 자연의 한 조각’이라던 그이, 마지막 남긴 글의 한 구절을 진즉에 체화했나 보다. 그래도 사람들의 가슴엔 그가 남는다. 더러는 주홍글씨 되어. 더러는 불꽃으로 살아남은 자가 짊어져야 할 몫이 아닐까.

과연 저 들판의 꽃들은 어디로 갔을까.
제국의 무덤은 절망을 예고하지만  묘지위의 작은 비석은 이제 시대의 이정표로 남았다. 저 눈물 속에 피어난 시대와의 순정한 사랑 또한 묘지 위로 떠오를 것이다. 묘지 위로 붉게 떠오르는 태양처럼, 저 묘지 위로 피어오르는 들꽃처럼.

그대, 들리는가! 들불로 타오르는 저 함성이.
그대, 보이는가! 환희로 물결치는 승리의 저 깃발이. 


 




김승자 기자는 한국 양심수 후원회장이자 미주방송 뉴스해설위원,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지금은  (사)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 (사)남북민간교류협의회 공동대표로서 평화와 통일운동에도 헌신하고 있다.

김승자 칼럼니스트 김승자 칼럼니스트의 다른기사 보기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 사람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목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관련기사목록
[김승자] 정의의 승리를 입증해 보려는 열정 김원웅 2014/12/14/
[김승자] 김승자 새날희망연대 상임집행위원 별세 정찬희 2014/12/12/
[김승자] 정전협정 60주년 한반도의 평화는 어디에 김승자 2013/07/19/
[김승자] 제비 몰러 나간다 김승자 2013/07/12/
[김승자] 5월 선언과 안보장사치의 민얼굴 김승자 2012/12/11/
[김승자] 이명박 용역 정권의 적선 자본주의 김승자 2012/03/09/
[김승자] 다시 10.26의 전선에서 김승자 2011/10/25/
[김승자] 리비아 침공, 제국주의의 민얼굴 김승자 2011/07/23/
[김승자] 굴욕적 한일협정과 미국의 동북아 전략 김승자 2011/06/03/
[김승자] ‘기획분단’ 한 축인 미국에 갇혀 있는 한국 김승자 2011/06/01/
[김승자] 일본의 법치와 영국의 원칙 김승자 2010/01/06/
[김승자] 오바마 방한, 한반도 평화정착 계기 마련해야 김승자 2009/11/09/
[김승자] 하워드진 '전쟁과 노벨평화상'에 부쳐 김승자 2009/10/13/
[김승자] 평화 그리고 이중잣대 김승자 2009/08/26/
[김승자] 청산되지 않은 역사는 되풀이된다 김승자 2009/08/13/
[김승자] 들판의 꽃들은 어디로 갔나 김승자 칼럼니스트 2009/07/12/
[김승자] 시대의 기도 김승자 칼럼니스트 2009/05/29/
[김승자] 박근혜 ‘법어’에 푹 빠진 언론들 김승자 칼럼니스트 2009/03/03/
[김승자] 좌절 넘어 희망 위해 우리 함께 봄길 가자 김승자 칼럼니스트 2009/02/05/
[김승자] 이명박 정부의 역사 스와프 김승자 칼럼니스트 2008/12/12/
오늘의사진
6.15 10.4 자주통일평화번영결의대회
많이 기사
  개인정보취급방침사람일보소개광고/제휴 안내기사제보보도자료기사검색
대전 동구 동부로 55-58 603동 306호(판암동) ㅣ 전화 : (02)747-6150 ㅣ 전자우편:saram@saramilbo.com
등록번호 : 대전, 아00255 제호:사람일보ㅣ창간일: 2003년 6월 15일ㅣ발행·편집인 박해전ㅣ후원 : 하나은행 555-810120-77607 박해전
Copyright ⓒ 2003~2017 saramilbo.com. All rights reserved. Contact us saram@saram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