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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석의 <철학산책>
스펜서
[강대석 철학자의 철학산책] 실증주의철학 비판 17
기사입력: 2020/02/04 [00:30]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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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스펜서(Spencer)

  

▲ 스펜서     © 사람일보

제국주의 시대에 들어선 19세기 후반의 영국 실증주의를 대표하는 인물이 스펜서(Spencer, 1820-1903)다. 스펜서의 자유주의는 진보에 대한 환상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그것은 진보가 아니라 세계시장에서 영국의 기득권을 유지하게 하려는 숨은 의도를 숨기고 있었다.

그가 부르짖는 진화란 결국 사회적 혁명을 완화시켜 자본계급의 멸망을 가로막아 보려는 시도에 불과했다. 그의 진화론이 유물론과 무신론을 반대하는 입장과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의 추종자들이 그를 유물론의 옹호자로 추켜세우기도 하지만 그것은 진실과 거리가 멀다.

  

스펜서는 공과대학을 졸업했다. 6년 동안 잡지 <이코노미스트>의 편집기자로 일하면서 광범위한 지식을 체득한 후 철학, 생물학, 심리학, 윤리학 등에 관한 저술을 하였다. 그의 철학적인 출발점은 자연과학과 종교를 화해시키려는 시도였다.

그의 시도는 칸트의 시도보다 더 노골적이다. 칸트는 신앙에 자리를 내주기 위하여 과학의 양보를 요구한 반면 스펜서는 종교적 신앙을 과학적 인식을 통해 합리화하려 하였다. 칸트와 달리 스펜서는 종교의 근거를 도덕 영역에서 추구하려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철학적인 불가지론을 내세워 제시하려 하였다.

그의 철학 저술인 『제1원리들』에서 스펜서는 철학과 종교가 화해할 수 있는 근거로서 인간이 완전하게 인식할 수 없는 세상의 힘을 들고 있다. 과학의 발전은 더욱 더 불가사의한 비밀을 열어놓는데 그것이 과학의 마지막 단계이고 종교의 첫째 단계라는 것이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과학은 지각 가능한 현상만을 그 연관성에 따라 인식하며 본질의 문제를 다룰 수 없다. 물질, 운동, 힘 등은 미지의 존재에 대한 상징일 뿐이다. 이러한 상징은 직관적으로만 확신될 수 있다.

 

▲ 강대석 저서 <왜 유물론인가?> 표지     ©사람일보

스펜서는 지금까지 인류의 철학이 고심해서 해결하려 노력했던 존재론적 문제를 철학이 해명할 수 없다고 말하며 그것을 해명할 수 있는 것은 종교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유물론과 유심론(주관적 관념론)의 차이가 언어적인 논쟁에 불과하다고 말하면서 스스로는 신을 가정하는 객관적 관념론에 빠지고 만다.

자신의 철학적 입장을 스펜서는 ‘변화된 실재론’이라 부른다. 이전의 소박한 실재론자들은 인간의 지각이 객관적 대상의 특성과 일치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스펜서는 곧 바로 인간의 주관적인 의식을 객관적 대상과 일치시킨다.

대상을 받아들이는 통로가 되는 지각의 역할마저 제거해버리면서 스펜서는 더 철저하게 주관적 관념론에 빠진다. 그것은 신을 가정하는 객관적 관념론과 의식을 절대화하는 주관적 관념론의 혼합이다.

<강대석 유물론철학자>

▲ 강대석 유물론철학자     ©사람일보

조국통일을 염원하는 강대석 유물론철학자는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교육과와 같은 대학교 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했다. 독일학술교류처(DAAD) 장학생으로 독일에 유학하여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철학, 독문학, 독일사를 공부했고,  스위스 바젤대학에서 철학, 독문학, 미학을 연구했다.


광주 조선대학교 사범대학 독일어과 및 대구 효성여자대학교 철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국제헤겔학회 회원, 국제포이어바흐학회 창립회원이다.

 

주요 저서로는 『미학의 기초와 그 이론의 변천』(1984)을 비롯하여 『서양근세철학』(1985), 『그리스철학의 이해』(1987), 『현대철학의 이해』(1991), 『김남주 평전』(2004), 『왜 철학인가』(2011), 『왜 인간인가?』(2012), 『왜 유물론인가?』(2012), 『니체의 고독』(2014), 『무신론자를 위한 철학』(2015), 『망치를 든 철학자 니체 vs. 불꽃을 품은 철학자 포이어바흐』(2016), 『루소와 볼테르』(2017), 『사회주의 사상가들이 꿈꾼 유토피아』(2018), 『카뮈와 사르트르』(2019)  등이 있다. 역서로는 포이어바흐의 『종교의 본질에 대하여』(2006)와 『기독교의 본질』(2008),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2011)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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