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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석의 <철학산책>
자본에 의한 인간성 훼손 파헤친 예술가
[강대석의 철학산책-예술철학(32)] 찰리 채플린
기사입력: 2013/01/17 [12:42]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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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플린(Chaplin, 1889-1977)은 런던에서 희극배우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로부터 나흘 뒤에 히틀러가 태어났고 둘은 훗날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숙명적으로 만나게 된다. 채플린은 미국으로 건너가 영화제작에 성공하여 백만장자가 되었고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하였다. 그러나 거대한 자본과 마천루 아래서 소외되고 고통 받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고 그들의 편에서 영화를 만들었다. 그는 가난을 동정하는 천박한 박애주의의 수준에 머물지 않고 빈부의 차이를 만들어 낸 사회구조의 문제까지 눈을 돌린 것이다. 

채플린은 공산주의 활동가라는 혐의로 1921년부터 미정보국의 감시대상이 되었다. FBI의 채플린에 관한 파일이 1,900쪽에 달하였다. 채플린이 좌익인사들과 친했기 때문이었다. 미국의 진보적인 소설가 싱클레어, 인도 수상 네루, 화가 피카소, 철학자 사르트르, 과학자 아인슈타인, 주은래, 간디, 처칠, 소련의 영화감독 아이젠슈타인, 무용가 니진스키, 동독의 극작가 브레히트 등이 그의 친구였다. 채플린은 정당에 가입하지 않았지만 진보적인 운동단체에 많은 성금을 냈다.
 
1950년대에 미국에서 매카시 선풍이 일어나고 사회주의 이념에 동조하는 사람들을 빨갱이로 몰아 소탕하려 하였다. 채플린도 이러한 선풍의 덫에 걸렸다. 반미행위를 조사하기 위해 조직된 위원회의 출두명령을 받고 채플린은 다음과 같은 전보를 보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다. 나는 어떤 정당이나 정치단체에 가입한 일도 없다. 나는 여러분들이 알고 있듯이 평화주의자다.”
 
무식하고 저돌적인 극우파 영화배우 로버트 테일러는 다음과 같이 채플린을 공격하였다.
 
“공산주의자는 모두 소련이나 다른 공산주의 나라로 추방해야 한다. 찰리 채플린은 아주 위험한 인물이다. 총 한번 잡아보지 못한 풋내기가 군사문제의 전문가인양 미국의 전쟁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떠들고 있다.”(이상 마사루 지음 고경대 옮김, <만화 채플린>에서)  

1952년 <라임라이트>를 만든 채플린은 런던에서의 시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영국으로 떠났고 이 기회를 틈타 미국 국무성은 그의 귀국을 허가하지 않는다고 발표하였다. 이렇게 추방된 채플린은 스위스로 이주하게 되었다.
 
채플린은 배우, 감독, 제작을 맡을 뿐만 아니라 각본을 쓰고 음악을 작곡한 다재다능한 인물이었다. 그가 작곡한 <라임라이트>의 영화음악은 전문가의 작품을 능가하였다. 칸트나 나폴레옹처럼 단신의 사나이가 영화계를 주름잡은 것이다. 더구나 그는 단순한 돈벌이 예술가가 아니었고 인간과 사회의 본질을 꿰뚫어 본 정의롭고 양심적인 예술가였다. 그는 단순한 희극배우가 아니라 기계문명에 의한 인간의 소외, 자본에 의한 인간성의 훼손, 권력에 의한 인권의 침해를 날카롭게 파헤친 철학적인 예술가였다.

 
<강대석 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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