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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률 <두만강 따라 천릿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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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률 <두만강 따라 천릿길>
두만강의 발원지 적봉
[장경률의 두만강 따라 천릿길(2)]
기사입력: 2012/08/20 [15:41]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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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봉의 전경     © 김승산 기자

8월 15일 광복절에 즈음해 본지는 중국 <연변일보사>에서 활동하다 최근 정년퇴직한 장경률 기자의 장편기행문 ‘두만강 따라 천릿길’ 연재를 시작한다. 이 연재는 두만강의 발원지 백두산으로부터 시작해 천리를 지나 강의 하구 방천과 동해에 이르기까지, 천만년 간 쉼 없이 흘러온 두만강가에 새겨진 우리 민족의 고난과 도전의 발자취를 재조명하고 조국의 평화와 통일, 번영을 노래할 예정이다. 두만강은 우리 선조들이 식민지 망국노의 설움을 안고 넘어간 한의 강이자 항일 투쟁의 강이고, 앞으로 우리 민족 중흥의 강이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바란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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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펼쳐보시라. 저 하늘을 치받고 우뚝 솟은 백두산에서 짙푸른 천리 두만강이 청룡마냥 굽이치며 북으로 북으로 흘러흘러 방천의 출구를 거쳐 동해로 흘러든다. 천만년간 두만강 연안의 옥토를 적시면서 우리 민족의 젖줄기가 된 어머니의 강, 수난의 강, 투쟁의 강, 영광의 강--두만강, 이 두만강의 발원지는 과연 어디인가?
 
우리 백두산기행팀은 연변인민방송국 화룡기자소 한창진 주임의 안내 하에 현지답사를 시작하였다. 그는 여기서 나고 자라고 사회에 진출한 토박이 숭선 태생이라 이 고장의 인문, 역사, 지리에 대하여서는 손금 보듯 환하였다. 당시 우리들은 두만강이 백두산천지의 동쪽에서 발원한다는 것만 알았지 구체적인 것은 감감부지였다.
 
우리가 차를 타고 도달한 진정한 발원지는 바로 천지 중심에서 약 30여킬로미터 내려온 적봉이다. 천지에서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 바로 그“달문”으로 흰 비단필이 하늘에서 풀어져 내리는 것 같은 폭포수는 송화강 발원지의 하나로서 두만강 발원지는 아니었다.
 
두만강의 발원지는 바로 적봉, 중-조변경선 21호 비석이 박힌 이 자그마한 산은 일명 홍토산, 붉은 산이라고도 한다. 비록 미연하게 늘어진 구릉에 불과하지만 워낙 지세가 높은 지대여서 해발 1321미터에 달한다. 여기를 "삼각지대"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비석이 삼각형을 이룬 데로부터 비롯되었다. 비석의 북켠에는 한어로 "中國(중국)", 남쪽에는 우리 글로 "조선" 이라고 아로새겨놓았다. 실상 인적기 하나 없는 무인지경이지만 그래도 엄연한 변경이라 두 나라의 국경을 분명하게 갈라놓았다.

바로 21호 비석이 세워진 이 삼각지대 안에 조그마한 샘이 있다. 샘이라야 동서 3미터, 남북 5미터 남짓한 수수한 샘터, 수정같이 해맑고 정갈한 이 샘, 동경 128도27분; 북위 42도01분, 바로 여기서 두만강이 시작된다.
 
샘으로부터 흘러내리는 강은 개울물만하여 어지간한 장정은 가로타고 세수도 할 수 있을 정도이다. 이 자그마한 실개천을 따라 무수한 샘줄기들이 여기저기서도 퐁퐁 솟아나오는데 이 실개천을 따라 한참 내려가면 적봉에서 발원한 홍토수 원지, 일명 옥련지에서 내려온 약류하, 석을수, 무두봉기슭의 삼지연에서 흘러나오는 홍단수가 합류하면서 제법 큰 하천을 이루어 동쪽으로 그 흐름을 돌려놓는다.
 
▲ 김일성낚시터의 전경(강건너)    ©김승산 기자
두만강 발원지에서 얼마간 내려오면 두만강 동안에 오늘날 유명한 관광유원지로 되고 있는 ‘김일성낚시터’가 있다. 여기에는 이런 일화가 깃들어 있다.

때는 1939년 5월 김일성 장군이 동북항일연군 제1로군 제2방면군을 거느리고 조선 함경북도 무산지구로 진격하여 대홍단전투 등 무산지역을 중심으로 왜놈들의 간담을 서늘케 한 전투를 펼치었다. 부대가 야영할 때 김일성 장군은 이곳 낚시터에서 산천어를 낚으면서 왜놈들과의 작전구상을 무르익혔던 것이다. 무산지구전투 이후 김일성 장군은 부대를 지휘하여 화룡현의 두만강 연안에서 올기강전투, 대마록구전투, 홍기하전투 등 일련의 전역을 펼치어 일제의 간담을 서늘케 하였다.
 
적봉의 북켠으로 수백미터 남짓한 거리에는 푸르른 하늘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거울같이 맑은 호수가 고즈넉이 누워있다. 우리말로 옥녀늪라고 부르는 늪이다.
 
▲옥녀늪의 전경     © 김승산 기자
옥녀늪, 아름다운 이름이지만 여기에는 피눈물의 유래가 깃들어 있다. 그젯날 태고연한 이 백두산밀림의 두만강변에 조그마한 부락이 있었는데 옥녀라는 인물 곱고 마음씨 착한 여인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옥녀의 남편 철석이는 신출귀몰하는 유격대 대장으로서 수시로 왜놈들에게 치명타를 입혀 항일명장으로 명성이 높았다. 후에 왜놈토벌대가 유격대연락원을 하는 옥녀의 뒤를 따라 유격대 기지로 숨어들었는데 옥녀가 이를 눈치 채고 놈들을 유인하여 유격대의 포위망에 들게 한 후 옥녀늪가에 우뚝 솟은 벼랑바위에서 천길늪에 뛰어들었다. 유격대원들은 비분강개하여 왜놈들을 섬멸한 후 옥녀의 시체를 건져내어 늪가에 정중히 묻어 주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이 늪을 ‘옥녀늪’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비록 1헥타르 남짓한 자그마한 늪이지만 이처럼 숭엄한 뜻을 내포하고 있어 뭇사람들의 가슴을 설레이고도 남음이 있다.
 
아래에 중국조선족 중견시인 김준의 시 ‘두만강 발원지에서’를 옮겨 놓는다. 두만강 발원지에 대한 이해가 한결 깊어지리라 기대한다.
 
두만강 발원지에서

-김준
 
군함산기슭에 행장 거뜬 추리고
올기강합류터에 요기를 하고
두만강 강변길 따라 달렸다
원천을 찾아 철마는 달렸다
 

강량안 숲가엔 단풍이 불타고
높은 하늘엔 흰 구름 춤추는데
줄기차게 흐르는 두만강물줄기
우릴 반겨 거창한 소리 울린다
 

두만강아 어머니 젖줄기 강
천산만산 에돌아 흘러흘러
옥토만경 감돌며 생명수 되고
백화방초 피우는 고향의 강
 

너 어디서 태어났기에
그렇게도 호호탕탕 기세 드높고
너 누구 혼을 탔기에
그다지도 맑고 푸르게 흐르냐
 

강흐름 거슬러 산길에 오르느라니
때로는 천길계곡에 숨어버리고
때로는 유유히 아늑한 소 이루고
때로는 성난 룡처럼 호용치는 두만강
 

해발고도 높아 갈수록
길가에서 슬그머니 사라지는 활엽수들
불붙치에 자라난 이깔숲들이
백두고원의 이채를 돋우어 주더니
 

마침내 적봉산기슭에 도착하누나
홍토수와 약류하 화합하는 곳
지도를 펼치니 여기는 바로
동경 128도 27분 북위 42도 01분
 

이로부터 흐르는 물 두만강이라 부른다
무성한 새초밭에 깜짝 숨었다가는
해맑은 얼굴 빠금 내밀고 웃으며
신비스레 천리려정 시작하는 처녀강
 

너무나 맑아 밑바닥이 알른알른
너무나 정겨워 물결이 이글지글
어쩌면 물결이라기보다 불길인양
적봉산락조가 물우에 활활 타오른다
 

그래도 윗물래원 찾아 더 헤매노라니
저기 지척에 보여오는 백두산
하늘을 받쳐 우뚝 치솟아선 성산
그속에 새파랗게 살아있는 천지물
 

아, 저것이 정년 두만강원천 아니더냐
웅위로운 백두산 기상 닮고
성스러운 천지물 정조 품어
백의겨레 얼을 토하며 흐르는 두만강아.

 
▲두만강 상류 강건너에 조선의 유명한 300리 개마고원이 펼쳐져 세인을 반기고 있다.     ©김승산 기자

 
 

 

 
 
장경률 기자는 <연변일보사>에서 고급기자, 문화부장, 논설위원, 편집국장으로 사업하다가 최근에 정년퇴직했다. 중국조선어학회 이사와 중국조선어규범화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진실 기록을 위한 몸부림> <낚시기법> <세태잡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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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해요 강대석 12/08/20 [16:56] 수정 삭제
  장선생 님, 재미있는 글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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